글로벌 재난, 인류 구하는 세 가지 해법

2024-03-29 661
#글로벌이슈

홍수,가뭄... 기상이변에 '신음'

 

  "빗줄기가 평소와는 완전히 달랐어요."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겨 가까스로지붕 위에 쪼그리고 앉은 남자가 눈물을 훔치며 말한다. 파키스탄은 6월부 터 시작된 몬순 우기로역사상 최악의 홍수 재난에 직면해 있다. 10년 만에 최 대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특히 남동부 신드주에서는 8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6배나 많이 내렸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국토의 3분의 1이 완전히 물에 잠겨버렸고 인구 7명 중 1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어린이 300명을 포함해 2000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BBC와 인터뷰에서 한 공무원은  이번 홍수는 노아의 방주 경우처럼 '성서에나 나올법한 홍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기를 비롯한 기반시설은 모두 마비됐고, 수백만명의 이재민은 먹을 음식과 물을 애타게 기다리며 살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파키스탄 기후장관은 집중호우를 "우리가 경험했던 모든 한계와 기준을 넘어서는 큰 위기이자 기후가 야기한 극심한 인류 재앙"이라고 규정하고 국제사회와 주변 국가에 적극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하늘에 구멍이 난 것 같아요." 8월 서울에서는 단 하루 만에 300㎜가 넘 는 폭우가 쏟아졌다. 연간 강수량의 30%에 해당하는 양이 내린 셈인데, 집중호우로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이 순식 간에 물바다로 변해버렸다. 동작구 신대방동에서는 1시간동안 141㎜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118.6㎜가 내렸던 80년 전 1942년의 기록을 뛰어넘는 최고의 양이다. 지하철 역사와 선로등에 물이 들어차면서 도심에서는 극심한 교통대란이 일어났고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는 인명피해가 일어났으며 이틀 만에 7000여대 차량이 침수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정부는 이번 집중호우를 '기후변화로인한 이상 기 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특별재난지역을 지정하는 등 재난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 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세계가뭄 관측(GDO) 보고서를 통해 유럽 3분의 2지역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는 '최소 500년 만에 최악'이라고 진단 했다. "강 중의 왕이라 불리는 강이 다 말 라버렸어요." 이탈리아에서 가장 길며 오랫동안 북부지역 산업발전에 필수인 물을 공급하던 포(River Po)강이 바닥 을 훤히 드러내면서, 2차 세계대전 당 시에 사용됐던 불발탄이 발견돼 3000 명이 대피하는 대소동이 일어났다. 로마의 티베르(River Tiber)강도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기원전 50년께 네로황제시절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 되는 고대 다리의 폐허가 드러나기도 했다.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직면한 이탈리아 정부는 북부 5개 지역에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나섰다. 프랑스 상황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 1958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강수량이 전년보다 85%나 급감하면서 옥수수 수확량이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동부 툴루즈 근처에 있는 100개의 마을에서는 '물 금지령'이 내려져 정원에 물을 주거나 자동차를 세차하는 일이 전면 금지됐다.

 

 

인류 직면한 '5대 글로벌 이슈'
 

  지구 곳곳에서 집중호우 또는 가뭄으로인한 물(Water) 문제가 심각하다. 미처 예측하지 못했거나 혹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탓에 수많은 사람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 물 문제뿐만 아니다. 세계 인구 15%가 기아로 굶주리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지구의 지속가 능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증가하는 미래 인구까지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할 것인가라는 식량(Food) 문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의 생산과 확보,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에너지(Energy) 문제, 코로나19와 같은 갑작스런 바이러스 발발에 신속하게 대 응함과 동시에 국제적으로 협력하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질병(Disease) 문제, 모든 문제들과 복잡하고 다차원 적으로 연관돼 있으면서 주요 원인이 되는 지구온난화의 기후변화(Climate Change) 문제라는 5대 글로벌 이슈로 인해 우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위태로운 재난에 노출돼 있다.

 

 

제임스 러브록이 던진 '경고'


 

  과학자와 미래학자는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인류는 머지않아 지구에서 사라지거나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에 인간의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NASA에 근무하면서 전자포획장치를 개발 해 대기 중에 프레온가스(CFCs)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오존층 파괴의 원인을 연구하도록 이끌었던 영국의 대표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인류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며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지구를 환경변화에 반응하 는 하나의 살아있는 시스템인 '가이아 (Gaia)'로 규정하면서 산업발전과 인구증가로유발된 기후온난화는 곧 우리가 몸이 아플 때 발생하는 열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지금 패러다임이 계속된다면 2050년이 됐을 때는 14억 명에 해당하는 세계 인구가 현재 거주지를 어쩔 수 없이 떠나 북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불과 30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극단의 처방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리 자녀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살고 싶어도 더 이상 살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자 연대와 커뮤니케이션


 

  5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지난 3년 동안 세계가 직접 경험했 던 코로나19 팬더믹은 좋은 대답을 줄 수가 있다. 국가를 드나들던 출입문을 폐쇄시키고, 사소해 보이는 일상조차 멈추도록 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죽음을 TV 화면을 통해 숨죽이며 지켜봐야만 했던 팬더믹이 이제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가?

  답은 크게 두 가지로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하며 재 빠르게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을 이해 하게 된 개개인이 열심히 비누로 손을 씻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으며 마스크를 쓰면서 생활 속 실천에 적극 동참 했기 때문이다. 바로백신이라는 과학 기술 연구개발과 개개인의 생활 속 실천을 이끌어낸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법은 과학기술의 힘


 

인류가 직면한 5대 글로벌 문제인 물 문제, 에너지 문제, 식량 문제, 질병 문제, 기후변화 문제도 결국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대중의 생활 속 과학 실천을 통해서 대부분 극복될 것이고 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격려하는 일, 또 과학적 소양을 키우는 초중등 과학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연구개발 미래인재를 키워내는 일, 대중에게 정확하고 균형 잡힌 과학지식과 정보를 제 공해 생활 속 실천으로 안내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과 학기술 연구개발과 초중등 과학교육 그리고 대중을 위한 과학문화라는 3소를 유기적으로연계해 커다란 시너지를 내도록 해야만 한다. 인류에게 남아있는 시간, 제한된 시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지난 달에 103세 생일을 맞이하고 세상을 떠난 제임스 러브록의 우려 깊은 경고처럼 우리에게 정말 미래는 없을지도 모른다.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자파라바드의 소바트 푸르시가 홍수로 물에 잠겨있다.

 

 

KENTECH 조숙경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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