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망 구현을 위한 전력반도체 로드맵

2024-03-29 816
#차세대그리드

단극 소자와 양극 소자
 

2020년 10월 대한민국 정부는 전 세계 국가들과 함께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으며, 핵심은 지금의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원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원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신재생 에너지원은 일사량 및 풍량 등으로 인하여 (태양광, 풍력 등) 24시간 상시 발전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발전량이 많은 시간에는 여분의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였다가 발전량이 적은 시간에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신재생 에너지원에서 만들어진 교류 혹은 직류 전기는 전력변환 시스템 (Power Conversion System, PCS)에서 모두 일괄적으로 직류형태로 변환되어 배터리에 저장되며, 배터리에서 직류형태로 나온 전기는 다시 전력변환 시스템 (Power Conversion System, PCS)을 통해 교류로 변환되어, 교류 전력망을 통해 전기가 공급될 수 있다 (그림 1 참고).

 

 

[그림 1]신재생 에너지와 전력변환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PCS)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기술은 전력반도체이며, 전력 반도체는 직류 및 교류 전기를 원하는 형태로 자유자재로 변환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림 2 참고). 예를 들어 직류(교류) 전기를 직류(교류)로 변환하는 장치는 컨버터이며, 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장치는 인버터이다. 반대로 교류 전기를 직류로 변환하는 장치는 정류기이다. 신재생 에너지원의 공급은 탄소중립 기조에 맞추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는 전력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의미한다. 이에 최근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전력반도체 시장은 가파르게 확대되어 오고 있으며, 대한민국도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 및 전문가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림 2] 전력반도체의 기능

 

 

그림 2의 4가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력반도체 소자는 크게 단극 소자 (Unipolar device)와 양극 소자 (Bipolar device)로 나뉜다. 단극 소자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저항(resistor)과 모스펫(MOSFET) 등이 있으며, 양극 소자에는 싸이리스터 (Thyristor) 와 IGBT 등이 있다 (그림 3 참고). 

 

[그림 3] 8가지 전력반도체 소자

 

 

모스펫과 같은 단극 소자는 음극을 가지는 전자의 흐름으로 전기가 도통하는 소자이며, IGBT와 같은 양극 소자는 음극을 가지는 전자와 양극을 가지는 정공이 동시에 전기에 흐름에 기여하는 소자이다. 자세한 물리적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단극 소자의 경우 가해지는 전압이 증가할수록 전류도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이유는 가해지는 전압의 크기와 관계없이 소자의 저항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양극 소자는 가해지는 전압이 증가할수록 소자의 저항이 점점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소자가 흘릴 수 있는 전류의 양은 가파르게 증가한다. 이러한 이유로 모스펫과 같은 단극 소자는 전류 용량은 작지만 빠른 동작이 가능한 장치에 사용되며, IGBT와 같은 양극 소자는 매우 높은 전류 용량이 필요한 장치에 적용된다.

 

[그림 4]단극 소자와 양극 소자의 차이

 

 

대부분의 전력반도체 소자(모스펫, IGBT)들은 얼마나 많은 전류를 수용할 수 있는가와 얼마나 높은 전압을 버틸 수 있는가에서 그 능력치가 결정된다. 이것을 정격 전류와 정격 전압이라고 한다. 신재생 에너지를 가공하기 위하여 전력변환 시스템(PCS)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의 정격 전류와 정격 전압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전력량을 한거번에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대용량 전력 변환에 유리하다. 정격 전류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자의 전기 도통 면적이 넓어져야 한다. 반도체 공정의 수율 저하 문제 등으로 인하여 전력반도체의 면적은 무한정 넓힐 수가 없으며 최대 너비는 대략 1cm2 수준이다. 또한 소자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소자의 단가도 올라가게 된다. 반면, 소자의 정격 전압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자의 두께가 두꺼워져야 한다. 소자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전류의 도통 거리가 길어지므로 그만큼의 저항 증가를 유발하며, 이 저항 증가는 결과적으로 정격 전류의 감소를 유발한다 (그림 5 참고).

 

이러한 특성들로 인하여 전력반도체의 정격 전압과 정격 전류는 획기적으로 증가하기가 어려우며, 특별히 높은 정격 전압과 정격 전류를 가지는 소자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 모스펫 같은 단극 소자는 특유의 높은 주파수 영역에서 동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격 전압이 증가할수록 정격 전류가 급격히 감소하는 특성을 보이므로 정격 전압이 높은 장치에 사용되기 어렵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높은 정격 전압 영역에서는 양극 소자인 IGBT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IGBT 소자는 전자와 정공이 동시에 전기 도통에 기여하고 동작 전압이 높아질수록 저항이 작아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림 4), 정격 전압이 높아져도 정격 전류의 감소가 급격히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림 5]전력반도체 소자의 정격 전압과 정격 전류를 결정하는 요인

 

요약하면 신재생 에너지가 주도하는 차세대 전력망에서는 전력반도체 기반의 전력변환 시스템(PCS)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전력변환 시스템은 더 많은 전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고성능의 전력반도체(높은 정격 전류, 높은 정격 전압)를 요구할 것이다. 전력용량이 작은 장치에는 단극 소자인 모스펫이 사용되겠지만, 전력용량이 큰 장치에는 양극 소자인 IGBT가 반드시 사용되어야 한다. 

 

[그림 6] 전력반도체 소자의 정격 전압과 정격 전류의 관계

 

KENTECH 차세대그리드 강혜민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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